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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죽음을 통해 삶의 가치를 이야기하다" ? 연극 ‘가지’

김혜령 기자 승인 2017.06.28 17:09 의견 0
음식에 얽힌 추억은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을 법 하다.할머니가 집에서 끓여준 된장찌개, 엄마와 함께 야식으로 먹던 비빔국수, 낚시를 좋아하는 아버지와 함께 끓여먹은 매운탕까지.음식에 얽힌 이야기, 그 중에서도 음식과 가족이 얽힌 스토리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이끌어 낸다.

 

연극는 음식과 관련된 가족 이야기를 웃음과 감동으로 표현했다. <p class=(국립극단 제공)" width="394" height="550" /> 연극<가지>는 음식과 관련된 가족 이야기를 웃음과 감동으로 표현했다. (국립극단 제공)

 

‘한민족 디아스포라’전의 세 번째 연극 <가지>는 서로간에 이해하지 못했던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로 6월 22일부터 7월 2일까지 관객과 만난다.

 

재미교포 2세, 요리사인 레이는 생각의 차이와 소통의 부재로 멀어진 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있다.한국말을 할 줄 모르는 레이는 헤어진 여자 친구의 도움으로 수십 년 동안 연락이 끊겼던 한국에 있는 삼촌에게 전화를 건다.레이와 침대에 누워있는 아버지, 간병인, 전 여자 친구와 삼촌이 한 집에 모이게 되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아버지를 알아가며 그를 위한 마지막 순간을 준비한다.

 

주요 이야기에 각 인물이 가진 음식에 대한 사연이 더해진다.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을, 음식에 대한 강력한 추억이 각 인물들의 사연과 함께 소개한다.

 

한편 연극<가지>는 음식으로 소통하는 부자의 이야기에 죽음이라는 메시지를 함께 담아냈다.

 

“거울을 통해서 내 모습을 봐요. 나는 나무관 안에 있어요. 매일 살아가지만 매 순간 우리는 무덤 속으로 들어가고 있어요.”

 

한민족디아스포라전 연극 . 거울을 통해 죽음과 한끼 식사하는 장면을 묘사하는 장면이다. <p class=(국립극단 제공)" width="550" height="367" /> 한민족디아스포라전 연극 <가지>. 거울을 통해 죽음과 한끼 식사하는 장면을 묘사하는 장면이다. (국립극단 제공)

 

아버지를 통해 죽음이 오는 과정을 다 지켜본 아들이 연극이 마무리 될 무렵, 관객들에게 이야기 한다. 우리는 매 순간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이다. 아들이 요리하는 행위를 이해하지 못했던 아버지와 매 순간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아버지를 몰랐던 아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또 다른 이야기를 전달한다.

 

극 중 요리를 싫어하던 아버지 때문에 칼을 놨지만, 다시 타인에게 추억을 선물하는 요리사가 되는 아들처럼 마음을 전하기 위한 최고의 타이밍을 정확히 알 수 없다.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까지, 변화하는 과정은 알 수 있어도 죽는 그 순간을 정확히 알기란 쉽지 않다. 연극은 우리는 매 순간을 성실히 살아야 한다고 우리에게 또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아닐까.

 

[김혜령 기자 / windschuh@si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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