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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의 무비파크] 베놈(VENOM,2018)

다큐PD 김재훈 승인 2020.01.12 09:45 의견 0

소니가 계속 흥행에서 죽(?)을 쑤면서도 절대로 놓지 않는 캐릭터가 몇개 있는데,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베놈이다. 스파이더맨의 최고의 숙적이고, 영화로 만들려고 그토록 노력했지만, 이제서야 만들어진 최고이면서 비운의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베놈이다.

스파이더맨 단독으로도 상당한 재미를 보긴 했지만, 이제는 마블유니버스쪽으로 기울어진 스파이더맨의 빈자리를 채우기는 베놈이 적격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베놈의 캐릭터로 보아 당연히 19금으로 갈 것을 예상하였으나 연령층을 낮추면서 기대가 우려로 바뀌어 버린 감이 없지 않았다.

그렇다고는 해도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힘이 워낙에 강력하니 우려가 있다고는 하지만 기대를 넘어설 수는 없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나저나 DC 에서는 "베인"이고, 마블에서는 "베놈" 인 "톰 하디"의 변천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영화 <베놈> 스틸컷

◇왜 소니가 베놈이라는 캐릭터에 집착했는지 알게해준 단초

블록버스터를 보다보면 잘 모르는 캐릭터들이 영화를 통해서 더욱 알려지는 경우가 있고, 너무 잘 알려진 캐릭터임에도 접할 기회가 없어서 영화로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베놈은 바로 그 후자였고, 그 것만으로도 흥행은 이미 따놓은 당상이었다.

어린시절 스파이더맨이라는 만화들을 보다보면 징그러우면서도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마력을 가진 것이 베놈이었다. 단순히 스파이더맨의 숙적이라고 하기에는 대중적으로 공개된 스토리가 상대적으로 없었고, 그렇기에 이번 영화에서 잡아주는 베놈의 방향성이 매우 중요한 키포인드였다.

베놈의 음산한 분위기와 잔인함을 알고 있는 이라면 이 영화가 당연히 19금 영화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을텐데, 문제는 마블의 계속된 성공에다가 스파이더맨도 마블유니버스로 거의 넘어간 시점인지라 소니의 배가 아파도 너무 아프다는 점이다.

마블의 성공을 따라하고 싶은 집착으로 연령대를 어거지로 끌어내리게 되었고 영화의 흥행과 비평이 약간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결과적으로 패착이라고 생각된다. 그들의 입장에서 다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어쩔 수 없었고,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패착이라고 말을 하지만 기대만큼 안된 것 뿐 대박흥행한 영화임은 확실하다.

영화 <베놈> 스틸컷

◇아쉬움은 필요없다. 그토록 기다려온 베놈이니까

베놈이라는 캐릭터는 사실 상당히 구현하기가 어려운 캐릭터였다.

보통의 빌런처럼 어둠만을 가지고 있는 존재도 아니고, 베놈이 되는 과정도 여러 썰들이 많아서 베놈과 결합하는 에디의 심리와 심비오트(베놈)간의 이야기가 심도있게 진행이 되어야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선결조건이 붙어있었다.

그런면에서 연령을 낮춘게 두고두고 좀 아쉬운 부분으로 다가온다.

베놈과 에디가 하나가 되는 과정이 너무 건너뛰었다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상당히 아쉬운 부분은 미셜 윌리엄스라는 연기파 배우를 그냥 주인공의 여자친구 캐릭으로 소비해 버린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마블은 참 대단하다. 캐릭터와 스토리의 균형을 맞춘다는게 엄청 어려운 일임에도 그걸 당연하게 만들어버렸다는 것이다.

부족한 점들도 눈에 띄었지만 좋은 점도 상당히 많은 영화임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베놈의 엔딩 격투신에서 보여주는 영상미는 기대치를 훨신 넘어서는 것이었다. 만화의 시각화 또는 CG 표현력의 진화라고 표현해도 좋을만큼 훌륭해 보였다. 솔직히 이것저것 떠나서 베놈이라는 캐릭터가 영화속에서 여기저기 휘저으며 날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충분했을지도 모르겠다. 스파이더맨보다 베놈이라는 캐릭터에 더 열광하는 매니아들도 꽤나 많은 것도 사실이다.

영화 <베놈> 스틸컷

◇마블의 아버지 "스탠 리", 그의 명복을 빕니다.

필자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이 좀 있을 것 같다.

언제부턴지 "스탠 리"의 카메오를 찾기위해 눈을 부릅떴던 기억들이 좀 있다. 과연 이번엔 어디서 등장하는지 유심히 찾아 보는 것도 상당한 재미 요소였다. 이제 고인이 되신 그의 모습을 마블의 영화에서 영원히 볼 수 없다고하니, 너무나 아쉽다.

마블의 아버지이자 창조주. 그가 만들어낸 세계관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줬는지 눈을 감았지만, 자랑스러워 하시길....

영화 <베놈> 인트로

참...부러운 인트로. 텐센트...
중국의 자본이 안들어가는 블록버스터도 이젠 보기 힘들어진다. 단, 투자는 그렇다치고 제발 구성에 만큼은 끼어들지 않았으면 하는 강렬한 소망이 있다. 그들의 손에의해 망가지는 영화들이 많아도 너무 많기 때문이다.

베놈(VENOM,2018)
감독 : 루벤 플레셔
출연 : 톰 하디, 미셸 윌리엄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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