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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의 무비파크] 아토믹 블론드 (2017)

다큐PD 김재훈 승인 2020.02.01 09:20 의견 0

언젠가부터 그래픽 노블 원작이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됩니다.

대단한 것처럼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만화가 가미된 소설이 원작이라는 것 정도인데, 아토믹 블론드도 그렇습니다. 미리 알고 계셨겠지만, 이 영화는 스파이 장르의 영화입니다.

스파이물이라는 것이 비슷비슷한 작품들이 많다 보니 기대보다는 걱정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존 윅"의 감독과 이 정도로 빵빵한 출연진들이라면 기대를 해봐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게다가 포스터의 퀄리티는 역대급으로 손에 꼽힐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흑백이라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포스터 자체가 나는 매혹적인 스파이라는 스포일러를 내뿜고 있는 듯합니다. 그리고 영화 속의 그녀는 포스터의 기대감을 압도적으로 웃돕니다.

영화 <아토믹 블론드> 스틸컷

◇섹시함에 숨어있는 강력함, "날 것"의 느낌이 나는 그녀, 난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어!!

영화를 먼저 보고 난 후에 이 영화의 감독이 "존 윅"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아~"하면서 그의 스타일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입니다.

전작에서 그랬듯이 아토믹 블론드 역시 선과 악이라는 단순한 경계로 표현 짓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어두운 배경에서 담배연기가 가득하고, 그 안에서는 네온사인만이 현란하게 비춥니다. 온전히 자신의 색이 아닌 비춰지는 컬러에 맞게 변하는 주인공과 주변의 색감은 감독이 생각하고 있는 선과 악의 이미지이자 감독 자신만의 영상 철학이겠죠. 

그리고 주인공은 무조건 개고생을 해야만 합니다. 초인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이 아니라 그 방면에서 우월하긴 하지만, 때리면 맞고 쓰러질 줄도 아는, 그리고 인간적인 면조차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영화 <아토믹 블론드> 스틸컷

조금 더 세련되고 멋져진 "존 윅"의 여성판. 줄거리는 설정일 뿐, 크게 중요한 요소가 아닙니다.

다음 움직임을 위한 복선으로 작용하고 있을 뿐, 어떤 함축적이거나 정치적 의미까지 부여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아토믹 블론드의 주요 무대가 냉전의 끝에 있긴 하지만, 이것은 어떤 의미보다는 극 진행을 위한 도구입니다.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기가 참 편한 구석이 있습니다.

결국 데이빗 레이치는 남녀의 성별과 직업만 바뀌었을 뿐, 그의 세계관은 동일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재미난 것이 그의 다음 작품이 "데드풀2" 입니다.  이 감독에게 최소한 영화 속의 선과 악은 의미가 없는 것이죠..^^

영화 <아토믹 블론드> 스틸컷

◇샤를리스 테론, 그녀가 연기하면 무조건 정답이다. 강력하고 치명적인 로레인의 정답

아토믹 블론드의 여주인공이 가지고 있어야 할 자격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연기는 기본이고, 첫째로 금발이어야 하며, 둘째로 치명적인 섹시함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세번째로 하드한 액션이 가능해야만 합니다. 이 조건들을 모두 충족시킬만한 배우라면 단연코 1순위에서 샤를리스 테론이 무조건 입니다.

존윅의 역할은 키아누 리브스가 아니라 해도 대체할만한 이가 생각이 나겠지만, 그녀의 대체자는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도대체 나이를 먹기는 하는 것인지 궁금할 정도죠. 소피아 부텔라라는 신예와의 애정씬은 그녀의 관록을 너무나 잘 보여줍니다. 다소 놀랍기도 합니다.

그녀가 보여주는 과격한 롱테이크 액션씬은 왜 그녀가 로레인이어야만 하는지, 매드맥스의 히로인인 퓨리오사는 그냥 탄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강력하고, 치명적이며, 섹시합니다. 그녀 자체가 스파이입니다. 워낙 샤를리스 테론이 하드캐리 하는 영화이다 보니 같은 주연의 제임스 맥어보이라는 훌륭한 배우가 묻히는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좋은 연기자가 어디 가는 거 아니죠. 

존윅 시리즈와의 크로스 오버가 진행될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따로 또는 같이 진행이 되더라도 기대가 되는 속편이 될 것 같습니다.

아토믹 블론드 (Atomic Blonde,2017)
감독 : 데이빗 레이치
출연 : 샤를리스 테론, 제임스 맥어보이, 소피아 부텔라, 존 굿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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