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김재훈의 무비파크] 스타 이즈 본 (2018)

다큐PD 김재훈 승인 2019.12.13 10:30 의견 0
영화 <스타 이즈 본> 스틸컷

예고편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부터 한결같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영화' 스타 이즈 본'입니다.

꽤나 오래전의 이야기지만 몇 번의 리메이크를 통해서 소개가 되었고, 브래들리 쿠퍼가 처음으로 감독으로 데뷔하는 와이드 개봉작이기에 미국에서는 초기에 별다른 기대치가 없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여주인공 레이디 가가는 음악적인 성공은 이미 이뤘지만, 그녀 역시도 메이저 영화의 주인공은 처음인지라 어쩌면 당연히 기대치가 낮을 수밖에 없었던 영화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아시다시피 영화는 초대박이 났고, 개인적으로는 이번 영화를 통해서 저는 레이디 가가라는 가수의 팬이 되었습니다. 미국에서야 노래가 유명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매번 이상한 옷을 입고 나오는 가수라는 사실로 각인되다가 정말 실력파 가수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 만들어준 영화입니다. 그리고 가디언즈 갤럭시의 로켓 캐릭터를 통해서 나오는 목소리가 아닌 현실의 브래들리 쿠퍼의 노래와 목소리도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왠지 노래를 했어도 성공했을법한 그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흥미요소이기도 합니다.

영화 <스타 이즈 본> 스틸컷

◇영상 없이 목소리만으로도 영화가 되는 영화

내용을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냥 사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음악이 전부였던, 그리고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 전부였던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휴먼다큐와도 같은 이야기라고 하고 싶습니다. 한때 음악이라는 것에 목숨을 걸어봤던 사람으로서 영화의 중반부까지는 그냥 이유 없는 눈물이 흐르더군요. 뜨고 싶지만 무대가 없었고, 무대에 오르지만 흥미를 잃어버린 두 사람의 이야기에 무척이나 공감이 되었습니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외모 때문만은 아니죠.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 또는 자신의 꿈을 투영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외모와 상관없이 빠져버리는 것이 사랑입니다. 음악의 힘, 노래라는 것이 사람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는 것인지 모르는 분들은 영화를 보실 필요가 없습니다. 음악과 노래는 누구에게나 인생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것입니다.

슬픈 가사에 자기 자신을 대입하고, 언제나 입으로 어떤 음률을 흥얼거리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진부한 스토리라도 이 영화에 대한 만족도는 엄청나게 높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영화 <스타 이즈 본> 스틸컷

◇변화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처음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서 무수히 많은 변화를 겪고 많은 어려움 속에서 달라져버린 사람들을 접하게 됩니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아는 것을 모른다고 할 수 없듯이, 이미 변해버렸다는 것을 감지하면 사람도 예전의 그 사람이 아닌 것입니다. 갈증이 풀려버린 이에게 처음으로 돌아가면 안 되겠냐고 물어보는 말은 이미 끝을 예감한 사람이 던지는 불가능에 가까운 푸념일 뿐이지요.

영화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은 미국이라는 곳에 한정된 이야기가 절대로 아닙니다. 가까이 살펴보면 우리 주변에도 이런 모습들은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기도 합니다. 무언가가 맹렬하게 필요했고, 그 필요성을 넘어 중심에 도달한 사람의 곁에 있으면, 언제나 낯설기만 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고 그것이 사람입니다. 소위 뽕이 들어갔다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영화는 변화의 끝에서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고자 하는 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만, 현실 속의 제 주변에서는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영화적 감동이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 <스타 이즈 본> 스틸컷

◇OST를 권해주고 싶은 영화

영화 속 장면 중에 글의 중간에 넣고 싶은 장면은 그다지 많지 않은 영화입니다.

그들이 치열하게 음악으로 교감하고, 사랑하는 것을 사진으로 설명하긴 어렵습니다. 또한 음악과 사랑이 있고 이미 알려진 스토리의 영화에 많은 글을 쓰는 것도 오버 같습니다.

최근의 영화음악들이 멜로디 위주였다면 이번 영화의 OST 만큼은 소장해도 좋으실 만큼 권해주고 싶습니다. 영화 속에서 그들을 연결시켰던 노래 "Shallow" 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엔딩곡도 대단합니다. 레이디 가가의 힘이란 이런 것인가 봅니다.

음악이 영화의 절반을 넘어서는 영화. 음악에 취해서, 과거에 취해서 자신을 돌이켜보고 싶을 때 보면 좋을 것 같은 영화입니다.

스타 이즈 본 (A Star is Born,2018)
감독 : 브래들리 쿠퍼
출연 : 브래들리 쿠퍼, 레이디 가가 외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